무진기행1 당신의 무진은 어디인가요 <무진기행> 무진기행을 읽었다. 이십 대와 삼십 대에 한 번씩 그리고 최근 두 번 정도 더 읽었다. 처음 김승옥을 알게 된 건 스물네다섯쯤이다. 당시 일부러 여러 소설들을 찾아 읽고 있었다. 유명한 국내외 고전소설들을 검색하며 조금씩 읽는 중에 김승옥의 다른 단편 소설인 '서울 1964년 겨울'을 만났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지금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자면 음침하고 우울하고 새로웠다. 가슴이 답답했다. 작가 본인이나 지인이 겪은 일처럼 느꼈다. 이 소설을 한 번 더 읽은 뒤에 무진기행을 찾았다. 무진기행을 읽고 난 뒤 컴퓨터 키보드로 두 번의 필사를 했다. 손으로 쓸 만큼 부지런하진 않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많은 소설을 읽었다고 말할 순 없지만 모래사장에 빛나는 유리조각처럼 느꼈다. 어떤 이성을 돌아보는 것과 우연.. 2023. 10.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