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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눈시울이 붉어진다 생각보다 빠르게 눈시울이 붉어진다 생각보다 빠르게 붉어지는 것은 마음이다 마음이 붉어진다 2024. 8. 6.
독서생활 올해 가장 화제가 된 책 중 하나는 ‘세이노의 가르침’이다. 신문에 연재했던 칼럼과 인터넷에 썼던 글이 큰 주목을 받아 팬들이 만들어 공유하던 책이 정식으로 출판되어 나왔다. 나도 출간된 책을 구매해 읽기도 했는데 2년 전쯤 블로그를 통해 이미 읽은 바 있었다. 세이노를 처음 안 것은 제대하고 얼마 되지 않은 이십 대 중반 무렵이다. 주말에 만난 매형이 ‘세이노의 부자 아빠 만들기’라는 칼럼을 꼭 읽어보라는 말을 들었었다. 그의 칼럼을 몇 편 흥미롭게 읽긴 했는데 이내 잊어버렸다. 그즈음 가장 열심히 읽었던 책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의 교재로도 쓰인다던 오규원 시인의 ‘현대시작법’으로 기억한다. 당시 책을 재밌게 읽은 기억은 별로 없는데 군대에서부터 들인 독서습관은 제대 후에도 이어졌다. ”넌 책이 재밌어.. 2024. 6. 17.
어느 리 어느 리 마당에 경운기가 세워진 집을 지나 좁은 골목들이 모이는 교회에 나무 위에 오르는 아이들과 막대기로 칼싸움하는 아이들 예배 시간이 되자 도착하는 허름한 트럭과 사륜 오토바이들 사륜 오토바이에선 할머니들이 선캡을 벗으며 성경책을 꺼내고 막대기를 던지며 지나가는 아이가 내게 밝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바닷가 언덕 손잡고 걷는 이십 대 남매의 어스름 지나 가로등 하나 없는 새카만 밤하늘의 수십 개 별들 걷기 힘든 나는 랜턴 어플을 다운받았다 2024. 6. 17.
포도 손님이 남긴 과일 안주 속 포도 한 알이 태어나 처음 느끼는 맛 이 포도는 상한 것일까 매일 반복하는 일상과 꿈꾸는 일탈 때문일까 봄은 고양이로소이다를 읽고 심해진 시 쓰기의 배고픔일까 자 이 포도 껍질은 단물 빠진 풍선껌 같았소 조금 덜 읽은 조기살 같은 과육 과즙은 맛있는 물감 같았소 씨가 부서질 땐 황토 아까시나무 아래 땅 파서 먹어봤던 그 황토와 비슷했소 세상도 포도도 그대로라면 변한 것은 나뿐이니 이 포도는 오늘 나의 맛 아니 내가 씹은 세상의 맛 아니 오늘과 내가 부딪쳐 깨진 파편 아니 오늘까지 견뎌 만든 진주 아니 오늘 아니 아 포도는 무슨 맛이냐 2024. 4.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