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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2

언젠가 아버지가 뇌경색에 걸렸다. 멍하니 앉아 묻는 말과 상관없는 말들을 하셨다고 한다. 친구분이 이상하다 싶어 아버지 휴대폰에서 누나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 누나는 병원에 좀 모셔달라고 말했다. 아버지가 검사를 받는 동안 누나는 시골에 내려갔다. 아버지를 차에 태워 당진 병원에서 인천 병원에 모셨다. 병원에 가족이 모였다. "아버지가 휴대폰에 비밀번호를 안 걸어 놓아서 다행이야. 쓰러지시고 나서야 병원에 간 게 아니라서 다행이야. " 아버지는 누나도 나도 매형도 조카도 못 알아보신다. 가까운 사람이라는 느낌은 갖고 계신데 자신과 무슨 관계인지는 가늠할 수 없으신 것 같다. 첫날엔 말이 되지 않는 외국어 같은 말을 하셨는데 드문드문 고향 지명을 말하셨다 한다. 둘째 날엔 소통은 되는데 이상한 단어를 쓰셨다. 셋.. 2023. 12. 29.
아버지의 ‘무빙’ 요즘 드라마 무빙을 보고 있다. 1980년대 후반 국정원의 전신인 ‘안기부’가 활동하던 시기부터 현재가 배경이다. 초능력을 가진 전직 안기부 특수요원들이 은퇴 후 자식을 돌보며 자영업을 한다. 돈까스 가게, 미용실, 치킨집, 슈퍼마켓, 중고서점 등 장사한다. 등장인물 중 치킨집을 운영하는 장주원(류승룡), 일명 ‘구룡포’에 집중하는 에피소드 내용이다. '아빠는 일용직을 십 년 동안 했다고. 4000일의 일용직으로 집을 샀는데, 자신이 학교에서 일으킨 문제 때문에 모은 돈과 집을 잃었다고.’ 장주원의 딸 장희수가 내레이션 한다. 시간 배경은 장주원이 안기부에서 도망치고 치킨집을 하기 전이다. 장주원은 딸(희수)과 함께 여러 번 이사 다니며 일용직을 전전한다. 몇 년이 지나고 자리 잡은 직장은 탄광이다. 장.. 2023. 9.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