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1 포도 손님이 남긴 과일 안주 속 포도 한 알이 태어나 처음 느끼는 맛 이 포도는 상한 것일까 매일 반복하는 일상과 꿈꾸는 일탈 때문일까 봄은 고양이로소이다를 읽고 심해진 시 쓰기의 배고픔일까 자 이 포도 껍질은 단물 빠진 풍선껌 같았소 조금 덜 읽은 조기살 같은 과육 과즙은 맛있는 물감 같았소 씨가 부서질 땐 황토 아까시나무 아래 땅 파서 먹어봤던 그 황토와 비슷했소 세상도 포도도 그대로라면 변한 것은 나뿐이니 이 포도는 오늘 나의 맛 아니 내가 씹은 세상의 맛 아니 오늘과 내가 부딪쳐 깨진 파편 아니 오늘까지 견뎌 만든 진주 아니 오늘 아니 아 포도는 무슨 맛이냐 2024. 4.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