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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by 찬0 2024. 4. 13.

Pixabay 로부터 입수된  Mareefe 님의 이미지 입니다.

 

 

손님이 남긴 과일 안주 속 포도 한 알이 태어나 처음 느끼는 맛 

이 포도는 상한 것일까

 

매일 반복하는 일상과 꿈꾸는 일탈 때문일까

봄은 고양이로소이다를 읽고 심해진 시 쓰기의 배고픔일까

 

자 이 포도 껍질은 단물 빠진 풍선껌 같았소 

조금 덜 읽은 조기살 같은 과육 

과즙은 맛있는 물감 같았소 

씨가 부서질 땐 황토 아까시나무 아래 땅 파서 먹어봤던 그 황토와 비슷했소

 

세상도 포도도 그대로라면 변한 것은 나뿐이니 이 포도는 오늘 나의 맛

아니 내가 씹은 세상의 맛 

아니 오늘과 내가 부딪쳐 깨진 파편 

아니 오늘까지 견뎌 만든 진주 

아니 오늘 

아니 

 

아 포도는 무슨 맛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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