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어느 리

by 찬0 2024. 6. 17.
이중섭 <물고기와 아이들>


어느 리 

마당에 경운기가 세워진 집을 지나 좁은 골목들이 모이는 교회에

나무 위에 오르는 아이들과 막대기로 칼싸움하는 아이들

예배 시간이 되자 도착하는 허름한 트럭과 사륜 오토바이들

사륜 오토바이에선 할머니들이 선캡을 벗으며 성경책을 꺼내고

막대기를 던지며 지나가는 아이가 내게 밝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바닷가 언덕 손잡고 걷는 이십 대 남매의 어스름 지나

가로등 하나 없는 새카만 밤하늘의 수십 개 별들

걷기 힘든 나는 랜턴 어플을 다운받았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도  (0) 2024.04.13
활짝  (5) 2024.03.04
바다  (0) 2024.02.07
지금 내 기분은  (0) 2024.01.28
공중전화  (0) 2024.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