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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20

행복에 관한 고찰 행복에 관한 책을 읽고 나서 짧은 감상문을 쓴 적 있다. 그런데 과연 행복이 뭘까? 어쩌면 “너는 왜 사니?”라고 묻거나,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처럼 생각하지 않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행복을 물을수록 불행해진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행복은 객관적 조건과 주관적 기대 사이에 있다고 한다. 행복은 쾌락, 만족, 안정과 관련된 호르몬 수치와 빈도라고도 한다. 목표와 그에 대한 기대만 있다면 그러니까 희망만 있다면 행복할 수 있다고도 한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의식주에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 정도라면, 돈과 물질은 행복에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고 한다. 하지만 행복에 돈이 필요한 건 당연하다. 그것도 꽤 큰돈이. 부모님이나 나 자신이 당장 아프고 돈이 문제인데 거기다 대고 뇌과학이나 마음가짐에 대.. 2024. 1. 1.
언젠가 아버지가 뇌경색에 걸렸다. 멍하니 앉아 묻는 말과 상관없는 말들을 하셨다고 한다. 친구분이 이상하다 싶어 아버지 휴대폰에서 누나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 누나는 병원에 좀 모셔달라고 말했다. 아버지가 검사를 받는 동안 누나는 시골에 내려갔다. 아버지를 차에 태워 당진 병원에서 인천 병원에 모셨다. 병원에 가족이 모였다. "아버지가 휴대폰에 비밀번호를 안 걸어 놓아서 다행이야. 쓰러지시고 나서야 병원에 간 게 아니라서 다행이야. " 아버지는 누나도 나도 매형도 조카도 못 알아보신다. 가까운 사람이라는 느낌은 갖고 계신데 자신과 무슨 관계인지는 가늠할 수 없으신 것 같다. 첫날엔 말이 되지 않는 외국어 같은 말을 하셨는데 드문드문 고향 지명을 말하셨다 한다. 둘째 날엔 소통은 되는데 이상한 단어를 쓰셨다. 셋.. 2023. 12. 29.
고흐와 엄마 퇴근하고 밥도 먹고 드라마 요약도 보고 커피도 마시고 엎드려 누웠다. 쉬운 책을 읽고 싶었다. 전에 골라 놓았던 책 중 만화가 눈에 띄었다. 글 그림, 바바라 스톡 / 번역, 이예원의 그래픽 노블 ‘반 고흐’였다. 만화라서 보기 편했다. 만화라면 중학교 때 학원 선생님이 "이제 학원도 방학인데 넌 뭐 할 거야? "라고 물었던 게 생각난다. "만화책 스무 권 쌓아놓고 읽을 거예요. 머리맡엔 전기난로 켜 놓고 컵라면에 아이스크림에 귤도 먹으면서. 그러다 잠들 거예요."라고 대답했다. 선생님은 "뭐? 나랑 똑같네? 너 벌써 인생을 아는구나.”했었다. 책에서 눈에 띄었던 점은 고흐가 상대와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늘 자기 이야길 늘어놓는다는 점이다. 동생인 테오와 친구였던 우체부 조셉 룰랭을 제외하면 그를 좋아하.. 2023. 12. 25.
크리스마스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크리스마스란 무엇일까? 아무도 모른다는 진짜 탄생일과는 별개로 어쨌든 예수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이다. 한국의 크리스마스는 1945년 해방 이후 미군정에 의해 공휴일로 지정됐다. 이후 한국전쟁이 끝난 1950년대 중반부터 이미 연인의 날이 되어갔다. 1960년대에도 여관이 꽉 찼다는 기사가 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숙박업소의 방값은 관광지처럼 오름에도 방을 찾기 위해 분주한 남녀가 흔하다. 일 년 중 가장 많은 콘돔이 팔려나간다. 이제 막 연인이 된 커플은 설레고, 오랜 커플은 기분 좀 내고 맛있는 걸 먹는 기념일처럼 느낀다. 그럼 솔로는? 연인이 없는 청년에도 종류가 있다. 이태원, 홍대, 강남 등 번화가나 시내에 놀러 가는 부류, 만남 어플을 열심히 넘기는 부류, 괜스레 휴대폰의 전화번호부와 카카오톡 .. 2023. 12. 24.